칼럼 음악이 영화를 만났을 때 4 - 음악은 영원히 감사해야 할 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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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Toronto 댓글 0건 조회 2,962회 작성일 20-07-10 09:21본문
1980년대 전 세계 음악계를 주도한 전설적인 그룹 '아바(ABBA)의 음악으로 만들어낸 한 편의 영화,
세월의 흐름을 멈추고 영화로 환생한 아름다운 음악 이야기
맘마미아(Mamma Mia), 2008년작
음악 - 필리다 로이드, 그리고 ABBA의 대표곡들
감독 - 베니 안데르손, 비요른 울바에우스
주연 – 메릴 스트립, 아만다 사이프리드, 피어스 브로스넌
음악이 영화를 만났을 때 4
지금 세계는 옛것을 되찾는 복고풍이 대세이다. 한국에서는 몇 해 전 끝난 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30년 전 패션과 헤어 스타일, 음악들이 복고 트랜드로 다시 유행을 일으켰다. LP 음반 시대의 향수를 느끼면서 전축의 턴 테이블과 LP 음반이 다시 등장하는가 하면, 그 시대의 음악들이 다시 리메이크되어 방송에 자주 등장했다. 미국에서도 인기 코미디 배우 벤 스틸러가 감독, 주연한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2013)"을 통해 과거에 향수를 감동으로 선사하기도 했다.
이러한 복고의 열풍은 최근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다. 어쩌면 2008년에 제작된 영화 “맘마미아"가 복고 열풍의 근원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이전에 뮤지컬이 히트했으니까 그 전부터인 21세기 초에 복고 열풍이 일기 시작했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히트한 영화 “맘마미아”가 과거에 대한 향수를 강하게 자극한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리라.
상상이 현실을 뛰어넘은 영화
197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스웨덴 출신 혼성 4인조 그룹 아바(ABBA)의 인기는 과히 폭발적이었다. 당시에 가는 곳마다 ABBA의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호주 공연 실황을 편집해서 극장판 영화로 만든 <ABBA>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은 적도 있었다. 그들의 공연을 간접적으로나마 보고 느끼고 싶어서였다. 이렇게 1970년대 아바에 열광했던 필자가 2000년대에 영화 <맘마미아>를 통해 아바의 노래를 다시 듣는다. 어린 딸들과 함께 부모님을 모시고 보았던 이 영화는 3세대를 하나로 연결해 주었다. 1970년의 아바는 40년 세월의 흐름을 멈추고 영화에서 환생하여 다시금 음악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다.
<맘마미아>는 세월이 흐르면서 어느덧, 영화의 주류 관객에서 주변부로 밀려난 아줌마 아저씨들을 위한 영화다. 옛날에 즐겨 듣던 팝송들이 얼마나 기억 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었는지 알려주고, 그 기억을 되살리는 일이 얼마나 흥겨운 일인가를 일깨워 준다. 아바의 음악은 본질적으로 말랑말랑한 사랑 노래다. 인생을 즐기기에는 무겁고 난해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 어렵지 않아서 따라 부르기 좋고, 멜로디 라인이 강해서 노래를 온전히 다 모르더라도 누구나 흥얼거릴 수 있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필자는 1994년 작 호주 영화 <뮤리엘의 웨딩 Muriel’s Wedding>을 통해 아바 음악의 폭발적인 대중성을 실감했었다. 극 중의 주인공이 아바 음악에 열광하는 마니아라는 설정만으로 영화 전편에 흐르는 아바 음악이 영화의 재미와 감동을 배가시켰다. 이때 ‘아바의 음악만으로 한 편의 영화도 제작할 수 있겠다’라는 상상을 했었는데, 상상이 현실이 되어버린 영화 <맘마미아>는 상상을 뛰어넘는 재미와 감동을 담고 있다.
각각의 히트곡들로 이어가는 재미있는 스토리 전개
영화의 시작과 끝을 장식한 노래는 “I Have A Dream”이었다. 이 노래에는 예쁘고 앙증맞은 여주인공 소피의 미래에 대한 꿈이 녹아 있다. 또한 영화가 끝날 때처럼 시작 장면에도 아름다운 그리스 해변의 밤바다가 나온다. 하늘에는 아름다운 은빛 달이 세상을 비추듯 소피는 행복한 꿈을 꾸고, 밝은 미래를 믿는다. 영화 전편을 통해 귀에 익은 아바의 노래가 스토리를 끌고 간다. 스토리 전개를 위해 원곡을 개사했지만, 감동은 원곡을 들을 때와 마찬가지였다. 1970년대 반짝반짝 빛나는 유치한 판타롱 스타일의 무대의상들도 그저 반갑기만 하다. 세대를 불문하고 영화 속에 빠져들어 웃고 즐거워한다.
영화 <맘마미아>는 끝부분이 가장 인상적이다. 소피가 “I Have A Dream”을 부르는 동안 이별의 순간이 찾아온다. 소피의 결혼식을 위해 찾아온 3명의 아버지 용의자(?)들은 배를 타고 섬을 떠난다. 카메라는 달빛을 받아 은빛으로 반사되는 푸른 지중해를 비춘다. 그렇게 영화가 끝나고 나면 본격적인 쇼가 시작된다. 마치 비너스의 탄생처럼 3명의 중년 여자들이 바다에서 떠 오르면 30년 전으로 돌아가 ‘댄싱 퀸 (Dancing Queen)’을 열창하면서 신명 나게 춤추고 논다. 곡이 끝나고 주인공 도나(메릴 스트립)는 “한 곡 더 듣고 싶으세요?”라고 묻고, 대답과 상관없이 노래를 계속한다. 따돌림당했던 3명의 중년 신사들이 복고풍 반짝이 무대의상으로 갈아입고 무대에 합류하여 ‘워털루 (Waterloo)’를 합창한다. 요란법석을 떠는 무대가 끝나면 이별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소피의 목소리로 ‘Thank You For The Music’이 흐른다. 그렇다 영화는 끝났지만, 음악이란 우리가 영원히 감사해야 할 만한 것이다.
전편의 히트에 힘입어 10년이 지난 2018년에 개봉한 ‘맘마미아 2’ 또한 매력적이고 유쾌한 영화로 속편의 한계를 뛰어넘어 흥행에 성공했으며, 여름날 가족과 함께 다시 보기 좋은 바캉스 영화로 맘마미아 시리즈 2편을 모두 추천한다.
CBM PRESS TORONTO 7월호,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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